내가 읽은 시

김육수 시인-시간의 검버섯

정계원 시인 2026. 3. 18. 23:37

   시간의 검버섯

 

   김육수

 

 

   어둠을 밟으며 좁은 골목길을 간다

 

   춥다고 울어대는 겨울이면 소소한 햇살을 모아 새 길을 찾은 지 육십 년 시를 위해 걸어온 길

 

   용문사 은행나무 태풍이 몰려오면 목탁 소리에 반야심경을 암송한다 풍경소리가 몸을 감으면 백팔 배를 올리고 잠을 청한다 옷매무시를 가다듬으며 천년을 넘어와 좌표를 찍는다

 

  서로 걸어온 길

  숨결이 오선지의 음표처럼 달라도 스며든 시간은 같다

 

  시간이 계절을 채울수록 채우지 못한 원고지가 쌓인다

 

 

 

   출처 : 시와 시학봄호 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