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검버섯
김육수
어둠을 밟으며 좁은 골목길을 간다
춥다고 울어대는 겨울이면 소소한 햇살을 모아 새 길을 찾은 지 육십 년 시를 위해 걸어온 길
용문사 은행나무 태풍이 몰려오면 목탁 소리에 반야심경을 암송한다 풍경소리가 몸을 감으면 백팔 배를 올리고 잠을 청한다 옷매무시를 가다듬으며 천년을 넘어와 좌표를 찍는다
서로 걸어온 길
숨결이 오선지의 음표처럼 달라도 스며든 시간은 같다
시간이 계절을 채울수록 채우지 못한 원고지가 쌓인다
출처 : 『시와 시학』봄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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