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어깨의 흰 나비
정계원
대웅전에 큰 귀가 늘어진 붓다의 어깨에
나비가 앉아 있다
도시의 바람들이 명품백을 손목에 걸고
대웅전을 헤집고 다니지만
나비는 늘 빈손이다
그 나비는 어깨의 통증이 있어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장맛비에 날개가 젖어도
나무 그늘에 앉아 쉬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내 무릎관절에 비명이 들이는 쉰 살의 시간,
팔월 화살촉의 햇살이 정수리에 꽃혀도
한 마디의 불평불만을 하지 않았다
갈탄처럼 목이 타는 혹서에도
한 방울의 맹물이라도 마신 적이 없다
어느 누구든 방하착을 해야만, 나비처럼
붓다의 어깨에 앉아 있을 수 있나 보다
저 흰 나비가 나를 깨우는 늦은 오후다
-출처 : 2025년 『다층』 겨울 통권108호 –젊은 시인 7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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