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정계원 시인/ 가을남편

정계원 시인 2021. 9. 10. 22:25

 

<2021. 문학과 사람-가을호 표지>

가을남편

 

정계원

 

들국화가 핀 가을남편과 함께 산다 나는,

 

그가 근무교대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새벽 5,

서둘러 현관문을 나선다

 

구조조정의 겨울군홧발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냥 정규직 인양

피멍 든 생의 뉴스를 재생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첫눈이 내리는 12월이 4월 인양

꽃의 두 볼에 화색이 돌기를 기다린다

 

예전엔 그의 하루가 애국가로 시작하여

애국가로 끝났으나

저녁이면 온몸이 텅빈 곳간으로 펄럭거린다

 

지금은 기간이 남은 사원증을 반납한 채

임금피크제의 칼날 위를 걸으며

세상이 거꾸로 보이는 고드름으로 산다

 

 

 

2021문학과 사람가을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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