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 이중주 기억
김학주
파도가 어깨를 들썩이며 운다
밤바다를 뛰쳐나온다
오늘도 기억하나 손에 쥐고 먼저 떠나온 바다를 끌어당긴다 모랫벌은 장골의 해풍에 자리 를 내주었고, 고독을 밟고 간 아버지의 바다정류장을 떠 올린다
간밤에 흔들리던 빈 술병이 나귕굴어지고 소금꽃이 된 아버지는 피할 수 없는 제 그림자 를 바다로 내몰았고 파도는 그 그림자를 안고 울었다 달맞이꽃도 따라 울었다
어둠에 젖은 해당화, 폐허의 목숨처럼 방파제로 쓰러지고 아우성치던 내 발자국도 등대가 없는 밤바다를 향해 걸어간다
한낮, 해변에 묻어 두고 온 아버지의 기억,
그것은 내 영혼의 전신이다
파도는 밤새도록 아버지의 기억을 물새알처럼 뭍으로 건져내고 있다
-출처: 시집 『이마엔 실직의 주름살이 강물처럼 흐르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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