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오렌지주스
허자경
식탁에 150㎖오렌지주스 한 팩이
있다
그것은
세 살까지 먹던 일용할 양식,
내가 믿고 따르 던 종교다
봄날 같은 밥솥이고
무상의 밥이다
외상으로 훔쳐먹은 삼세끼다
계산할 수 없는 한 여인의 눈물
지금은 갚을 수 없는 빚이다
잠자리에 드려는 순간
식탁에 어떠 한 촌로가 단아하게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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