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90

정계원 /담쟁이넝쿨

[웹진시인광장 주간] [오전 9:00] 담쟁이넝쿨 - 정계원 ■ 웹진 시인광장 2022년 10월호 신작시 l Newly Written Poem, October Issue in 2022 ㅡ통호 제162호 l Vol 162 출처 : 웹진 시인.. | 블로그 - https://naver.me/IFFRD9IE 담쟁이넝쿨 - 정계원 ■ 웹진 시인광장 2022년 10월호 신작시 l Newly Written Poem, October Issue in 2022 ㅡ ■ 웹진 시인광장 2022년 10월호 신작시(통호 제162호) 담쟁이넝쿨 정계원 너는 맨 주먹뿐이다 담장 밑에서... blog.naver.com

나의 자작시 2022.10.04

늙은 동백나무/정계원

늙은동백나무 정계원 그들이 서서 목관을 짜는 줄 알았으나 생리통을 앓고 있다 나이테가 촘촘한 몸들, 폐경의 긴 슬픔으로 지난 겨울은 어느 해 보다 더 길었고 꽃샘 추위 마저 그들의 주변을 서성거렸다 등뼈의 사골국물까지 우려내며 허물어지는 몸과 싸워왔으나 죽음의 독촉장이 날마다 배달되었다 그들은 돋보기에 의지하며 살찐 저녁이 주저앉지 않도록 손에 손을 맞잡고 시간에 저항하며 살았다 손끝에 피멍이 맺히도록 운명의 망치질을 하며, 생을 붉게 담금질했다 묵은 시간을 태우며 폐경의 탈출을 꿈꾸던 어느 날, 오래된 몸에서 꽃이 핀다 그리고 다시 초경으로 돌아간다 2022『동안』 여름호 발표작

나의 자작시 2022.06.20

배터리 충전기/정계원

배터리 충전기 정계원 한 여자가 푸른 불빛을 받으며 충전되고 있다 그녀는 눈비를 맞으며 빈 들판으로 서 있는 나에게 마테복음을 충전해 주었다 내 어깨 위에 우울한 초승달이 떠 있을 때 등뼈가 굵은 새벽을 보내왔다 천둥소리에 나의 영혼이 실종되었을 때 바흐의 교향곡을 들려주었다 내가 생의 공터에 앉아 허무의 게임을 하며 귀가를 포기할 때, 그녀는 얼음장보다 차가운 이성의 랍비로 와인에 취한 나를 깨웠다 무상으로 생존의 법칙을 나에게 충전시켜주던 그녀가 이젠, 마른 은행잎으로 산다 잎맥이 시들은 은행잎 곁에 내가 누웠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따스한 피로 가뭄의 빈혈에 시달리던 나에게 수혈해 주었다 그래서 내 메일함에 너를 저장하려고 해 정신의 무기를 나에게 충전한 그녀의 그림자, 지하계단을 따라 사..

나의 자작시 2022.06.20

동백꽃 개론/현대시학 사화집 재수록

동백꽃개론 정계원 그들은 오동도에서 얼굴을 맞대고 산다 외투를 벗은 맨살로 붉은 생의 궤적을 그린다 한때는 수도꼭지의 입술이 터지는 추위와 맞서 싸우며, 두 눈이 실명된 날도 있었으리라 눈을 뜨지 못하는 씨앗에게 건넬 신의 계시를 찾아 암반 밑으로 뿌리를 내렸으리라 아니다 그믐달의 치맛자락이 서산에 가까워질 때 긴 칼을 찬 뒷골목 그림자들이 지하방에 감금시켜도 푸른정신으로 끝내 두 무릎을 꿇지 않았으리라 2월이 겨울강을 건너왔다고 잔설이 전해주던 날, 삼천궁녀가 절벽으로 온몸을 날리듯 그도 지상으로 낙하한다 그들이 붉은 목숨으로 부활하고 있다 2022년 현대시학 사화집 재수록

나의 자작시 2022.06.12